미니멀리즘

코워킹 스페이스

3 Sep 2025

디지털 노마드의 시대. 웬만한 도시에는 공유 오피스가 있다. 그것도 꽤 많이.

이 글은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자메이카 야드(Jamaica Yard)라는 공유 오피스에서 쓰고 있는데, 안락한 분위기에 일일 이용자에게는 매니저가 커피도 만들어준다. 라떼를 한 잔 시키고, 노트북에 모니터를 연결해 작업하는 기분은 꽤 좋다. 모니터를 무료로 제공하는 곳은 흔치 않은데 (다른 곳은 12파운드를 추가로 내야했다) 긴 여행 중에 적절한 모니터를 사용해 작업을 하니 노트북의 작은 화면으로 답답했던 기분이 좀 나아졌다.

지금 일하고 있는 회사는 풀재택 근무로 오피스가 따로 없다. 호주 내에서 코워킹 스페이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데, 사실 지정된 좌석이 있는 것도 아니고, 모니터도 들고 가야 해서 집에서 일하는 걸 선호했다. 2년 째 그렇게 일하다보니 사회성도 조금 떨어지는 것 같고 가끔은 외롭기도 하다. 그래도 회사에서 제공하는 코워킹 스페이스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아 자주 가지 않았는데 여행을 하면서 다른 곳을 이용해보니 그곳만의 장점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Hub는 허먼 밀러의 세일 의자를 기본으로 제공해 편안하게 앉아서 근무할 수 있다. 각종 개인 룸이 많아서 잠시 쉬고 싶을 때 들어가서 재충전을 하고 나와도 되고 폰 부스도 많아서 미팅이 있을 때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또 마음이 맞는 동료들과 점심을 먹을 수도 있고, 새로운 동료들을 만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회사에서 비용을 지불하는 게 가장 매력적이다.

전에는 감사하다는 생각을 잘 하지 않았는데, 다른 나라의 다른 오피스에서 스스로 돈을 내고 이용하니, 그게 얼마나 좋은 기회인지, 돌아가면 더 자주 이용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딱히 공유 오피스가 아니어도 좋다. 커피숍에서도 노트북 이용자를 위한 자리가 많이 마련되어 있어 외부 모니터 사용이 필요 없다면 몇 시간마다 카페를 이동하며 작업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장소가 주는 에너지가 있다. 머무는 곳엣 집중이 되지 않는다면 가까운 코워킹 스페이스나 분위기가 좋은 카페에 일이나 취미거리를 들고 다녀와 보자. 생각지도 못했던 일을 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내가 지금 이렇게 책을 쓰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들 듯, 장소가 여러분의 인생을 바꿀 행동력을 줄 수도 있다. 귀찮아도 집 밖으로 나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