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즘

운동

29 Aug 2025

나는 이동을 많이 한 것 치고는 여전히 무언가에 적응하는 것에 서툴다. 사람 사귀는 스킬도 없는 편이고. 브리즈번에 처음 도착해서 호스텔에 머물 때, 친구를 잘 사귀는 사람들의 특징을 발견했는데 그건 바로 꾸준히 하는 운동이 있다는 것.

너무 특이한 운동이 아니라면 각 지역마다 도장과 센터가 있다. 쉽게 적응하는 친구들은 원래 하던 운동을 기반으로 아는 사람들을 늘려나가고 운동하러 가는 루틴을 일상에 적용해 쉽게 정착해 나갔다. 나도 이왕 하는거 어릴 때 배우고 싶던 태권도를 해볼까 하는 생각에 도장에 찾아간 적이 있지만, 텅텅 비어 아무도 나를 반기지 않는 빈 도장만 마주하고 소심한 성격에 돌아섰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1년 전 막연히 생각만 하던 복싱 도장에 하루 트라이얼을 해보고 1년치나 등록을 했고, 여행을 가기 전에 멤버쉽이 끝났다. 복싱이라는 운동 자체에는 소질이 없었지만, 기초체력이 많이 늘었고, 자신감이 생겼으며, 가면 항상 좋은 기운이 느껴지는 사람들이 많아서 정신도 많이 건강해진 기분이다. 탁구와 배드민턴, 테니스는 하루씩 등록이 가능해서 부담없이 신청하고 시작할 수 있다. 지금 사는 지역에 잘 맞는 특별한 스포츠에 관심이 있다면 그런 것을 시작해봐도 좋겠다. 해변 지역에 살고 있다면 서핑이나 카이트 서핑을 해봐도 좋겠다.

가격이 오른다는 말에 덜컥 1년이나 등록을 하고 복싱을 다녔지만, 조금 비용이 더 들더라도 처음 시작하는 운동은 짧게 등록하는 것을 추천한다. 6개월 후에 흥미가 떨어져서 2개월 정도 아예 안 나간 적도 있기 때문이다. 확실히 마음에 드는 평생 운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그때 장기로 등록해도 늦지 않다. 하루씩 등록 가능한 운동이라면 더 부담이 없다.

삶이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고 건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싶다면 평소에 흥미가 있던 운동을 할 수 있는 곳을 오늘 바로 찾아보는 건 어떨까? 체력이 늘면 짜증도 줄어든다. 짜증이 줄면 인간관계에 쓸 에너지가 늘어나고 전체적으로 선순환이 일어나 삶도 조금 더 행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