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즘

원 백 트래블

5 Sep 2025

저가항공사는 대부분 추가 수화물에 별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내가 호주에서 한국을 갈 때 이용하는 젯스타는 보조가방 하나와 기내용 캐리어 하나를 가지고 탈 수 있게 해준다. 합쳐서 7kg 미만이면 무료다. 10년도 더 전에 살았던 유럽에 이번에 다시 와보니 저가항공사들의 정책이 더 지독해져있었다. 보조가방은 안되고, 정말로 좌석아래에 넣어지는 사이즈의 가방 딱 하나까지만 무료인 것이었다.

오랜만에 유럽에 가는데 한곳에만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다고 매번 이동할 때마다 추가 비용을 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극단적으로 가방 하나만 챙겨서 유럽을 한 달 동안 여행하기로 했다. 가방 하나와 주머니가 엄청나게 많이 달린 낚시 조끼 하나를 챙겨서 갔는데, 여태 살면서 수화물 사이즈 검사에 걸려 본 적이 없기에 너무 안일했다. 런던에서 에딘버러로 가는 이지젯 항공사 보딩을 할 때 사이즈 체크를 요구받은 것이다. 슬프게도 가방이 조금 삐져나와있어서 그 자리에서 48파운드를 지불해야했다. (런던에서 에딘버러로 가는 항공권보다 더 비싼 요금).

이 일 이후로 철저하게 낚시 조끼에 전자기기들을 다 옮기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이동하기 시작했는데, 저때 이후로는 한 번도 가방 사이즈 검사를 받은 적이 없다. 심지어 아이슬란드에서는 가방에 면세점에서 산 맥주 11캔 까지 넣어왔는데 무사히 통과했다. 가방검사는 복불복이지만 철저히 준비해서 돈을 아끼자. 참고로 앞사람이 검사받지 않는다고 그 라인 전체 승객 검사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무전기를 통해 가방이 커 보이는 사람을 잡아내 보딩을 하는 직원에게 “이 사람 체크하세요”라고 하는 방식이었다. 추가 수화물 비용이면 어느 도시에서든 맛있는 저녁을 먹을 수 있는 돈이니 원 백으로 여행을 하려는 분들은 짐을 잘 싸서 돈을 아끼자.

추가로 저가항공사와 원 백 트래블의 장점을 꼽으라면 강제 단식과, 수화물을 찾을 시간, 수화물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원전 차단되는 것이다.